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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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우화(레씽  Lessing 의 현자 나탄  Nathan 에서 펌)

아득한 옛날 동방에 사는 한 남자는 아주 진귀한 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반지에 놓인 보석은 오색영롱한 오팔이었는데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해주는 비밀스런 영험을 가지고 있었다 - 그 영험을 믿고 반지를 끼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동방의 이 남자가 반지를 결코 손에서 빼지 않고 영원히 가보로 물려 주려 했던 것은 당연지사일 터이다. 그는 반지를 가장 사랑하는 자식에게 물려주었고, 나아가 이 자식은 다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에게 물려 주게하였다. 그리고 언제나 가장 사랑스런 자식이 그 태생에 관계없이 단지 이 반지를 가짐으로써 가문의 우두머리가 되도록 못박았다.

이렇게 해서 반지는 대대로 내려와 마침내 어떤 세아들의 아버지에게 대물림되었다. 그런데 이 세아들은 똑같이 아버지에게 순종했으므로 아버지는 그들을 똑같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첫째 아들이, 때로는 둘째 그리고 때로는 세째가 반지의 임자처럼 생각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다. 마침내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이 아버지는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자신에게 순종하는 두 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생각에 그는 가슴이 저렸다. 어쩌면 좋을까?

그는 비밀리에 어떤 예술가에게 사람을 보내 자신의 반지와 똑같은 반지를 두개 더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비용과 수고를 아끼지 말고 원본과 똑같은 반지를 만들게 하였다. 예술가는 그렇게 했다. 예술가가 반지를 가져왔을 때 아버지 자신도 원본과 모조품을 구별할 수 없었다. 그는 기쁨에 넘쳐 세 아들을 따로 따로 불러냈다. 그리고 각자에게 자신의 축복과 반지를 주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죽자마자 세 아들이 모두 반지를 가지고 나타나, 자신이 가문의 우두머리가 되려고 하였다. 그들은 서로 세밀히 대조해보고 논쟁을 벌이고 비난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사였다. 아무도 반지가 진품인을 증명할 수 없었다.  형제들은 재판관 앞에 나아가 아버지로부터 직접 그 반지를 받았다고, 그리고 그 이전에도 오랜동안 자신에게 그 반지를 물려주겠다고 약속했노라고 증언했다. 이 모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아들들은 그토록 자신을 아껴주셨던 아버지가 자기에게 가짜 반지를 주셨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다른 형제들이 못된 장난을 벌이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재판관은 판결을 내렸다: 당신들이 아버지를 이 자리에 모셔올 수 없다면 모두 그냥 나의 법정을 떠나시오. 내가 그런 수수께끼 놀이를 위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시오? 아니면 진짜 반지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리든가. 아니, 잠깐. 내가 듣기로 진짜 반지는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하는 힘이 있다던데. 그것이 결정적인 것 같소. 왜냐하면 가짜 반지는 그런 영험이 없을 테니. 당신들 중 두사람이 누구를 가장 사랑하시오? 왜 말이 없는 거요. 모두 자기 자신만을 가장 사랑하는 군요. 오, 그렇다면 당신들은 모두 기만당한 기만자들이오. 당신들의 반지 세개는 모두 진품이 아니오. 진짜 반지는 아마도 분실되었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아버지는 세개의 반지를 만들었는지도 모르지.

재판관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대들이 나의 충고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면, 나는 이렇게 충고하겠소.  그대들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시오. 즉 그대들 모두가 아버지에게 반지를 받았소. 그러니 모두 자기 반지가 진품이라고 생각하시오. 어쩌면 아버지는 단지 하나의 반지의 전횡을 더이상 원치 않는지도 모르오. 분명한 것은 그가 당신들을 모두 똑같이 사랑하셨다는 거요. 어느 한사람을 높여서 다른 두사람을 짓누르는 것을 원치 않았던 거지요.  모두 아버지의 그 편견없는 자유로운 사랑을 본받으시라. 그리고 당신들 모두는 반지의 영험을 만들어 내도록 경쟁을 하시오. 이 영험은 온유함, 진심어린 화합, 선행, 내밀한 하느님에의 귀의와 함께 드러납니다. 그래서 그대들이 자손의 자손들에서 반지의 영험이 드러나게 하시오. 나는 수천년 뒤에 당신들이 다시 이 자리에 오도록 초대합니다.  그대는 나보다 더 현명한 분이 이 자리에 앉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실 겁니다.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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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란 2004.04.12 08:03
    다현이 아빠! 유스티노 형제님!
    정말 오랫만에 가슴 뿌듯해지는 감명 깊은 글 읽었습니다.
    세 자매를 둔 엄마 저도 아마 위의 글 아버지처럼 그런 현명한 지혜를 생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겐 반지가 없지만 그 아버지처럼 우리 세 딸들 모두 사랑하거든요.
    그런데 역시 둘째 세째가 큰 언니를 조금 더 사랑하는 것 같다며 약간의 불만을 갖고 있어요,
    어쩜 그런 반지가 제게 없는 게 다행이랄까요.
    분명한것은 우리 부모님 그 사랑보다 더 우리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부활을 통해 보여 주셨으니.......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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