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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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한국, 마산의 작은 공부방입니다.
우리 샘동네 공부방은 마산이라는 도시의 교원동이라는 곳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들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이죠.  그래도 요즈음은 재개발을 한다고 집들 사이사이에 소방도로가 나서 조금은 골목이 넓어졌어요.  공부방의 부모님들은 거의 생계에 바빠 일터로 향하시고, 아이들은 학교 후에 학원(유료)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혼자 내팽개쳐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요즈음은 무슨 일 인지, 엄마가 계시지 않은 아이들이 공부방에 많이 오고 있어요.  아마도 살기가 어려워 가출이나 이혼의 경우가 늘어서인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샘동네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신부님 덕분에 이렇게 독일의 한국 신자분들께도 인사를 드리고 도움을 받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저희 공부방은 대림주간이 시작될 즈음이 되면 아주 활동적으로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성탄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죠.  몇 년 전에는 아이들의 수는 많은데 비해(초등학생 50명 정도가 저희 공부방을 이용해요) 장소가 너무 좁아 성탄이 되어도 행사는 할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좀 더 의미있는 성탄을 맞이하게 하기 위해 짧은 성극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연극만큼 아이들을 변화시키는게 없었어요.  소극적이고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아이가 연극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다른 친구들과 협동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들을 배우게 되었어요.  이렇게 연극 하나로 시작된 성탄 행사는 몇 년이 흐르면서 연극의 수도 늘고, 학년별 개인별 장기가 늘면서 하나의 성탄 축제가 되어어요.  그래서 올해는 연극 세 개와, 인형극, 수화 노래, 악기연주, 노래, 동시 낭송 등의 아이들 장기를 공연에 올려요.  물론 저희 공부방에서 하지만요.  아마 행사를 하는 날은 공부방이 터져버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그렇게 공부방에 지각을 하고 결석을 밥먹듯 하는 아이도 성탄 행사 연습이 시작되면 출석률이 너무 좋아지는 것 있죠.  12월은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행사 준비로 매우 바쁘거든요.   아이들 연습시키느라고 교사는 힘들어 죽겠는데, 아이들은 웃음으로 가득해요.  그래서 요즈음은 공부방이 있는 동네에 오면 몇 미터 밖에서부터 아이들의 노래소리와 교사들의 고함소리로 시끌벅적해요.  아마 천상의 소리가 이와 같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공연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는데 저 멀리 있는 분들이라 무척 아쉽네요.
이르지만 성탄인사드릴게요.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희 아이들의 인사도 함께 올립니다.  행복하세요.
2003년 12월 성탄에 즈음하여
샘동네 공부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