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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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7 21:20

서품 2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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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로 서품 받은 지 22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2000년도에 서품을 받았으니 서품 연도를 기억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벌써 20년 이상 사제로 살아온 셈입니다.

이렇게 살아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사제로 서품 받기 이전에는 고민을 한 적도 있었지만

사제가 된 이후에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살아왔음에

늘 감사드립니다.

오기선 신부님의 책 중에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사제의 길을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아마도 사제의 생활이 늘 행복했기 때문에 그런 제목의 책을 쓴 것일 테지요.

그런데 어느 신부님은 다시 태어나면 다른 삶도 한 번 살아보고 싶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저에게 묻는다면 다시 태어날 마음이 없다.’입니다.

천주교는 환생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굳이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전제가 필요 없습니다.

그저 지금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이후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하느님 앞에 나아가게 될 때 흠으로만 가득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아무튼 오스트리아에서의 5, 그리고 여기 함부르크에서의 56개월,

사제 생활의 거의 반 정도를 외국에서 지낸 셈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함부르크에서 고생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한 번도 고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아마 외적으로도 그렇게 보였을 것입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었지,

고생이라고 할 만한 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건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자분들도 많이 도와주시고 또 많이 기도해주신 덕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와중에

필요 없이 딱딱한 표정으로 신자분들을 대할 때도 있었을 것이고,

너무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저 역시 완전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인간적인 흠결에 혹시라도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립니다.

저는 사제로 사는 게 여전히 행복하고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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