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22.04.13 21:03

유다의 독버섯

조회 수 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때 예수님을 팔아넘긴 은전 서른 닢이

얼마 정도 될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출기에 의하면 종 한 명의 값이었습니다.(탈출 21,32 참조)

유다는 겨우 그 정도의 값만 받고 예수님을 넘겨주었습니다.

수난사의 열쇠가 되는 넘겨주다.”라는 말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가장 친밀하게 함께 지내던 제자의 손에 의해

철저한 무력함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과월절 전날 제자들은 예수님의 분부에 따라 축제를 준비하고,

그분의 자유로운 선택과 부르심에 따라 그곳에 모이게 됩니다.

누가 방을 제공해줄지 모르나 예수님의 지시는

예루살렘 입성을 위해 탈것을 준비하실 때처럼 분명하고 위엄이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수난 당하실 때가 임박했음을 뜻하는

나의 때가 가까웠다.”(26,18)라는 말에서 아주 분명해집니다.

예수님의 식사는 단지 열두 제자와 낯선 사람의 집에

가족들도 없이 차려집니다.

나의 때는 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에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때가 다가왔음을 아시고 자신을 내맡기십니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26,21)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이집트 종살이에서의 해방을 회상하며 감사하는

유월절 잔치에(탈출 13,13 이하)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습니다.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것은 우정과 평화의 표시이며

확고한 동지애의 상징이었는데

이제 그 식탁에 앉았던 사람의 배반으로 인해 상징은 깨어지고 맙니다.

유다의 근본적인 잘못은 예수님을 자기 경험과 돈으로 저울질하고

자기 생각에 따라 예수님을 변화시키려 한 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혹시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도

유다의 독버섯이 자라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합니다.

유다는 예수님과의 관계 단절을 통해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을

참 자유로 여기는 교만에 빠졌습니다.

유다처럼 예수님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이들은

다른 이들과의 연대를 외면하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멸시하게 됩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과 사고의 중심에 하느님을 둔다면

겉으로 보면 손해 보는 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길은 보이지 않는 헤아릴 수 없는 축복의 길이요

하느님께서 친히 책임져주시는 길입니다.

그 길을 걸을 때 유다의 독버섯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3430 2009년 성서 주간 담화문 (11월 22일~28일) 남궁춘배 2009.11.22 1127
3429 2010 화제의 단어엔 이런 뜻이 한세상 2010.12.27 1484
3428 2010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운영자 2010.06.23 1123
3427 2011 마산교구장 사목교서 요지 남궁춘배 2010.12.31 1455
3426 2012 믿음의 샘 꾸리아 연차 총친목회 1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2.12.20 1161
3425 2012 부활절 담화문 최태식 필립보 신부 2012.04.05 1218
3424 2012 은총시장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2.12.31 974
3423 2013 본당의 날 2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3.05.23 1911
3422 2013 부활 담화문 (안명옥 F.하비에르 주교님) 2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3.03.31 919
3421 2013 주일학교 신앙학교 2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3.07.19 1063
3420 2013년 독일 사목자 회의를 마치며... 1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3.10.18 1051
3419 2014 본당의 날 영상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2014.06.16 114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