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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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6 21:28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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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사람마다 나름 기도에 대해 정의를 합니다만

가장 보편적으로 보면 하느님과의 대화, 하느님과의 만남,

하느님과 마음 나눔, 하느님과의 일치, 하느님과의 사랑 등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도에 무수한 형식이 있고 기도 안에도 다양한 내용이 담길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건 기도를 드리는 사람과 그 대상이 되시는 분의 관계성,

즉 상호관계성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이 빠지면 어쩌면 그건 자기 외에 듣는 이 없는 독백,

즉 혼잣말에 불과할 뿐입니다.

혼잣말은 자기 암시와 자기 위로, 자기 영광으로 흐릅니다.

자기의 공적을 기억하고 자기 확신을 공고히 하며 스스로를 높일 뿐,

굳이 상대가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오직 자기 자신입니다.

진정한 기도는 하느님 앞에서의 나에서 시작됩니다.

지고의 선, 지고의 진리, 지고의 아름다움이신 분 앞에 서면

상대적으로 악하고 거짓이며 추한 부분이 없을 수 없는 자기의 실존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참회, 간청, 두려움, 감사, 사랑이

기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비를 간청하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나 사이에는

서로를 향한 필요가 생겨납니다.

이런 기도가 하느님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관계성이 진정한 기도입니다.

확실히 기도는 관계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니 말을 잔뜩 늘어놓는다고 해서 기도가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오히려 침묵 가운데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이 더 좋은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때는 단순한 침묵조차도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화주제를 꺼내야만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처럼 하느님과의 관계도 그러할 것입니다.

나만의 독백이나 혼잣말은 결국 울림 없는 공허함일 따름입니다.

기도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 삶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기도에 맛들일 수 있게 되는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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