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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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20:23

주객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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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주인과 손님이 뒤바뀌었다는 뜻으로,

중요도에 따라 주()가 되는 것과 부수적(附隨的)인 것의 순서나

앞뒤의 차례가 바뀐 경우를 말하며,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과 같이 행동(行動)을 바꾸어 한다는 말로,

입장이 서로 뒤바뀐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일의 순서가 뒤바뀌고, 주인과 손님의 입장이 뒤바뀌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곤란해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일을 하면서 좋은 취지로 시작했던 일이 엉뚱하게 번져나갈 때라든지,

사람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한 자리에 가서

내가 더 빛을 발한다든지 할 때 우리는 뭐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주객이 전도되었다 합니다.

구약시대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고,

그 율법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참된 자유와 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율법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주셨고,

그 율법의 주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며,

율법의 목적은 참된 자유와 행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율법을 해석하고 공부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성서 해석을 독점하고

백성들의 영적인 스승이 되기를 자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성경 말씀에 수천 가지 세부 규정을 새롭게 만들어

율법에 첨가시켰습니다.

그리고는 그 세부 규정을 지키면 구원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이제 율법의 규정은 사람을 죄인으로 규정짓고 판단하는

도구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은 율법학자들의 세부규정이 대신하게 되었고,

인간을 위한 법이 특권 계층의 이익을 위한 법이 되었고,

참된 자유와 행복을 위한 것이 인간을 억압하고 불편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율법의 근본정신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사라지고

세부규정을 충실히 지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자리, 사랑을 위한 자리,

사람들의 자유와 행복의 자리가 사라지고 법 그 자체만이 남아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주인과 손님을 바꾸어 버린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을

야단치며 가르치셨습니다.

하느님과 이웃 사랑, 자유와 행복이 주인데 율법의 세부규정과 억압과 판단이

그 주인의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들에게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 안에 심어주신 사랑은 온데간데없고,

미움과 이기심만 자리 잡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고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서 살아가고자

시작한 신앙생활이 하나의 습관이나 취미생활처럼 왜곡되어 있을 때도 있고,

하느님과의 만남이 인간을 위한 만남으로 변질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내 삶에, 내 신앙생활에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안일함과 이기심으로 포장되어 자리를 빼앗겨 버린

사랑과 하느님의 자리를 새롭게 마련하여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주인답게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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