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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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2 21:52

어부와 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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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마음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개는 제가 놓친사람들입니다.

서로의 부덕으로 소원하게 된 관계가 다시금 회복되기를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혹시 지나치게 사람들에게 매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기도 합니다.

신앙인으로서 정말 염려해야 할 일은 내가사람들과 맺는 관계보다

그 사람들이 하느님께속해 있는가 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낚도록 부름 받은 우리의 처지는

그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낚는다.’란 표현은 요즘 세상에서 어감이 썩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한 인격이 마치 대상처럼 취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람을 낚는 이와 낚이는 이의 관계가

자칫하면 종속관계로 오해될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이 표현을 복음 안에서 계속 사용한다면,

사람 낚는 어부는 곧 하느님이요,

우리는 그분이 던지는 그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물은 어부의 의향에 따라 움직입니다.

마치 화살이 궁수의 조준에 따라서 과녁을 향해 날아가듯이.

그물에 물고기가 걸려드는 것은 어부에게 맡겨진 사안입니다.

그러므로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의 주인은 어부지 그물이 아닙니다.

그물은 다시 빈 그물로 돌아가서 새롭게 물고기를 낚아 올릴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그물에게도 어느 정도의 책임은 있지 않겠습니까?

그물코가 촘촘하게 잘 짜여 있지 못하면

잡힌 물고기가 빠져 달아나는 일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물이 탄탄하게 잘 짜여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물을 올리는 것은 어부이신 하느님의 몫이지만,

그 조련에 순응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요 책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부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유혹에 직면할 때마다

그물은 자신이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려야 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태만과 부주의로 인한 손실에 대해

그물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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