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21.06.28 20:34

떠난 사람

조회 수 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된 사람의 외로움이나

공허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아있을 때 못 다 표현한 마음을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합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위령미사도 봉헌합니다.

매일 묘소에 들러 꽃을 얹어 놓습니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먼저 떠난 그 사람과의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들을

정처 없이 헤매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여야지 너무 지나치면 꼴불견이 되고 맙니다.

빨리 추스르고 살 궁리를 찾아야 합니다.

가슴이 아프겠지만 이제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입니다.

아직 남아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나름대로의 몫이 있을 것입니다.

결국 전보다 더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빨리 슬픔과 허전함을 털어 내고

새 출발하는 것이 먼저 떠난 사람을 위한 일이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말씀은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에게 약간은 섭섭하게 들리기도 할 것입니다.

더욱이 사랑하는 사람을 여읜 슬픔에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예수님의 말씀은

먼저 떠난 사람에게나 남은 우리에게나 아주 요긴한 말씀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이제 우리 손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맡겨진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보다 영적인 것이어야겠습니다.

호화판 장례식이나 왕릉같이 잘 꾸민 묘소 등등

외적이고 물질적인 과시는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진정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하는 길은 다른 것입니다.

그분의 유지를 받드는 일, 그분이 못 다한 꿈을 이어가는 일,

그분이 살아 생 전 못 다한 이웃 사랑의 실천을 대신 하는 일입니다.

결국 죽은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바는

하느님 자비를 굳게 믿고, 먼저 떠난 사람들의 영혼을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맡기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제 시선을 우리 자신에게로 돌려야 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에게는 참으로 송구스런 말이지만

오늘 비록 우리가 부족하고 상처투성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3130 초대합니다. file 남궁춘배 2009.02.08 1220
3129 아기 그리고 보살핌 1 이정은 2003.11.20 1220
3128 교언영색 Thomas kim 2009.07.25 1219
3127 성탄을 축하드려요..(2) 샘동네변자윤 2003.12.12 1219
3126 2012 부활절 담화문 최태식 필립보 신부 2012.04.05 1218
3125 수재민 돕기 2차헌금 이제민 2003.10.01 1217
3124 고백성사 한세상 2012.12.06 1215
3123 축하합니다. 운영자 2008.11.24 1215
3122 WM 입장권 카드 대금 남궁춘배 2006.05.20 1215
3121 웃으면 복이 와요. 1 허영란 2004.02.16 1213
3120 성탄절에 드리는 기도 남궁춘배 2010.12.26 1212
3119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면 한세상 2009.01.26 1210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