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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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3 20:21

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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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느 신문에서 밥 이야기라는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글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참으로 우리 어머니들의 밥에 관한 짤막한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식구들조차 먹기 힘든 부족하고 없는 가운데서도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꺼내어 푸짐한 상을 차려

자기 집에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던 모습을 떠올리니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로는 가족 외에 밥 때를 맞추어 찾아오는 일이

가장 큰 위기 상황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어렵고 힘든 시기였는지

가히 짐작할 만합니다.

그러니 어린 자식들에게는 궁핍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은

썩 반갑고 좋은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형제자매들이 많을 경우 그 만큼 자신들이 먹을 것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손님이 가시고 나면 야단맞을 각오를 하면서도

서로 많이 먹으려고 젓가락 숟가락 전쟁이 치열했던 시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머니들의 밥 철학은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고

음식 차별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이라는 것과

밥상 인심을 보면 그 집안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인 즉 밥 인심이 사람살이 원천임을

어머니들의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늘날 일부 몰상식하고 몰지각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아가 참된 나눔의 기쁨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힘 있고 가진 자들이 진정한 밥의 소중함을 이제는 알았으면 합니다.

수천수만의 버림받고 소외 받은 소년소녀 가장들과

오갈 데 없이 거리나 지하도를 전전긍긍하며 이리저리 방황하는

실직자들이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늘 한 끼의 밥을 먹기 위해 걱정입니다.

밥이란 단순히 굶주린 배를 채우는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가장 기초적인 생활양식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하신 말씀은

결코 물리적인 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작은 나눔을 통한

영원한 생명의 기쁨과 행복을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일류 대학을 나와 돈과 권력이 있더라도

진정한 나눔의 사랑의 실천을 모른다면

배를 주리는 이웃의 괴로움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우리는 작은 나눔의 사랑의 실천을 통한

고통과 시련을 당하고 겪는 이웃과 항상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거듭 새롭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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