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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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8 20:40

진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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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코우먼”(Charles Kouman)이라는 여성 곤충학자가

나비의 생태를 연구하던 중,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갓 태어나려는 나비는 고치 사이의 좁은 틈을 뚫고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가련하고 안타까워 그녀는 가위를 가져다가

고치의 벌어진 틈을 잘라서 더 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나비는 쉽게 고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고,

그녀는 나비에게 도움을 준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고치를 빠져나온 나비의 상태가 좀 이상했습니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비틀거렸고 날개도 전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 번 날아보지도 못한 채 버둥거리며 땅바닥을 기어 다니던 나비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곤충들은 원래 세상에 나오기 전 오랜 시간 동안

힘을 쓰면서 날개에 있는 혈관들에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날개가 튼튼해지고 힘이 생겨서

평생을 날아다닐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인간의 값싼 동정이

그 중요한 과정을 생략하게 만들었고

나비를 날지 못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재앙이 된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이처럼 혹독한 고난의 시간을 통해

단련되고 강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강함이 삶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나뿐인 아들을 번제물로 바쳐야 하는

큰 시련을 겪게 하신 것은 그가 못미더워서라거나,

그를 시험하시기 위함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인간적인 껍질을 깨고 당신의 참된 자녀로

새로 태어나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좋은 것만 받으며 편안한 삶을 누려온 사람이

그분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짜 친구는 본인에게 이익이 될 때에만

나에게 잘 해주는 친구가 아니라,

나로 인해 손해나 피해를 보게 되더라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이듯,

우리가 하느님의 진짜 친구, 내 모든 것을 그분과 기꺼이 함께 하는

그분의 진짜 자녀가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 때문에 고통과 슬픔을, 더 나아가 절망과 좌절까지

경험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러 고통을 찾아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시련과 절망이 밀려온다면

자신의 인간적인 껍질을 깨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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