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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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20:05

오늘은 지루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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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지루한 하루 +++

 

오늘을 시작하면서 희망을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실망하면서

기쁨을 희망하기 보다는 더더욱 두려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많은 학자들은 오늘의 중요함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늘이란, 자신의 삶에서 다시는 또 만날 수 없는 소중한 날이며 시간이기에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야 훗날 후회하지 않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하루의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사람들은 하루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고

보람된 하루를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희망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요즈음은 이러한 가르침이나 명언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사람들은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이렇게 두려워하고 조심해야하는 이유는 우한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일 년이 지나면서 일억 명이 넘는 감염자와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는 뉴스를 전해 듣고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부터

누구인가를 만나는 것조차도 불안하기에 조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오늘을 살아야한다는 것이 너무 짜증스럽고 원망스러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아침을 차려 먹어야 하고 아침을 먹고 나면

핸디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듣고 싶은 뉴스들을 듣기도하고

카카오 톡을 통하여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안부를 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더 화가 나고 세계가 나라가 불안해지기에

세상이 왜 이래!’ 라며 노래가사처럼 원망하기도 한다.

그래도 시간은 쉬지 않고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바람에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벌써 점심을 먹어야하는 시간을 만나게 한다.

식사가 끝나면 지루한 시간을 매우기 위해서 아니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인의 권유에 따라 매일같이 산책길을 나선다.

집을 나와 자동차길 옆 오솔길을 따라 5분쯤 가다가보면

키가 30~40m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나이가 백 살이 넘어 보이는

날씬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 도착하면 우리처럼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들과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예쁜 여자애들이 운동하는 모습들을 그리고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걸으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고 !’ 하는 바람소리를 내며 지나칠 때엔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과도 함께 그리고 여러 종류의 예쁜 강아지들과 산책을 즐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볼 수가 있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 우리도 함께 걷고 있노라면 순간이지만 모든 것을 다 잊고

자연에 취해 사람들과 어울려 편안한 마음으로 걸으면서 지나간 추억들을

그리고 미래에 찾아올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을 끝내고 방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면서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첫마디 하느님, 감사합니다! ~, 참 좋다!” 라는 감탄사와 함께

마음이 기쁘고 흐뭇해진다.

비록 가벼운 산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무엇인가 책임을 완수했을 때처럼

마음이 뿌듯해오고 기쁨과 함께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도 바이러스가 두려워 급히 겉옷을 벗어 밖에 걸어놓고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깨끗이 닦고 소파에 몸을 던지면서 버릇처럼 핸디를 손에 들고

맨 먼저 카카오 톡을 열며 누구인가의 소식을 듣고 답을 쓰고 있노라면,

언제나 끓인 생강차를 들고 예쁜 접시위에 따끈한 호빵을 준비해서 전해준다.

이렇게 매일같이 먹는 간식이지만 오늘은 더 감사하는 마음에서 맛있게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간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쉬는데

온몸이 피곤해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르 잠에 빠져버린다.

잠에서 깨어나면 누구인가가 춥지 않도록, 포근한 담요가 내 몸에 덮여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말은 하지 않지만 속마음은 늘 부인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이렇게 또 하루가 퍼떡 지나가 버리고 있다.

오늘도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허무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지 못하고 똑같은 날들을 맞이하고 또 보낼 수밖에 없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어제는 과거이고 오늘은 현실이며 내일은 미래라는 말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니까 오늘이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오늘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원망스럽다 못해 짜증스러운 날을

살아가면서 늙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주님의 사랑과 은총 안에서

늘 감사하고 웃으면서 오늘을 살아갈 수 있기에 기쁘고 행복하다.

 

                         김 진호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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