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21.02.04 21:25

아무튼 그렇습니다

조회 수 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각해보면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한두 번 성당에 나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 분들도 있고,

한국으로 귀국한 분들도 있고, 다른 지방으로 간 분들도 있고,

잊을 만하면 드문드문 얼굴을 보여준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분들 중에서도 저에게 제일 큰 기쁨은

지금도 여전히 주일미사에는 꼭꼭 참여하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성당에 열심히 나오는 분들은

적어도 매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가끔 생각날 때면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곳으로 가신 분들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관심을 보였다면

신앙생활에 대해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을  분들도 분명 있을 텐데

저는 그런 분들에 대해서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게 순리대로 흘러간다고 믿고,

그래서 누구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한 번이라도 기도를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신앙의 뿌리가 튼튼해서 거센 바람이 불어도 굳건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나가는 분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신앙이 삶에 도움이 되거나

자연스럽게 흥미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건

제가 가진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이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소식이 문득문득 궁금해지는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닙니다.

다들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지만

혹시라도 텅 비어버린 마음으로 잔뜩 웅크린 채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면

그건 저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분들이 없기를 바랐는데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라는 게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의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쁨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독일에 있는 모든 한인공동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공동체에는

지금의 상황 자체가 어려움이라는 말로 부족하지만

그래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어려움을 딛고 회복해 나가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그리운 분들을 위해서 화살기도라도 봉헌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2158 아쉬움 francisko 2014.02.09 1079
2157 아쉬움 박철현 2019.03.21 24
2156 아쉬움 박철현 2019.11.10 33
2155 아빠 저, 10달러만 빌려 주실 수 있나요? 1 ★영경이★ 2003.08.31 1293
2154 아베(참기쁨) 1 Oh, Julia 2005.01.10 1045
2153 아버지의 유언 박철현 2018.04.16 9
2152 아버지의 사랑 박철현 2018.01.06 10
2151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박철현 2021.03.01 29
2150 아바타 임니당!!! file 재 니김 2010.01.23 1125
» 아무튼 그렇습니다 박철현 2021.02.04 32
2148 아무리 닦아도 빛나지 않는 것 박철현 2019.03.31 19
2147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박철현 2018.11.02 12
Board Pagination Prev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