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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20:57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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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떠난다는 것이 축복인 경우도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언제까지나 지금 여기에 집착한다면,

언제까지나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언제나 제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은 떠남의 순간은 영원한 떠남인

우리의 마지막 날을 준비하는 행위이기에 삶의 여러 순간 가운데

아주 소중한 순간입니다.

떠남의 순간이 있기에 우리는 보다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안주와 편리에 길들여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다시금 과감히 길 떠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매일의 작은 희생과 양보, 기쁘게 물러남, 십자가의 수용 등을 통한

일상적인 떠남에도 보다 익숙해져야겠습니다.

인사이동을 통해 떠날 때 사제에게는 슬픔과 아쉬움의 순간이기보다는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은총의 순간입니다.

보다 자주, 보다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에게 있어

삶은 언제나 경이로움이며 새로움입니다.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도 발길 닿는 곳마다

놀라운 기적과 업적을 드러내시자,

군중들은 집요하게 그분을 따라다니며 그분을 붙잡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분을 왕으로 추대하고자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일을 행하신 다음에는 즉시 물러나셨습니다.

또 다른 곳을 향해 아무런 미련도 없이 떠나가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을 버려두신 채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마르 8,13)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아무런 미련도 집착도 없이,

훌훌 털고 초연히 떠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때때로 아름다울 때도 있습니다.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적미적 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서글픈지 모릅니다.

지난 삶의 모든 것은 하느님 자비에 맡겨드리고,

또 다시 펼쳐주실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가야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떠남이 있어야, 새로움이 시작됩니다.

떠나지 않고 한곳에만 계속 머물고자 할 때, 일취월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인생길, 신앙생활, 어찌 보면 나그네길입니다.

늘 떠나야 합니다.

보다 향상된 삶을 향해, 보다 본질적인 삶을 향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향해, 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그 길을 향해

부단히 떠나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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