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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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0 21:41

겉도 속도 잘 채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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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얼마 전에 성당을 찾아왔던 분들이 몇 분 있었는데

지금은 그분들의 얼굴을 뵐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현상 중의 하나가

미사참례 하는 분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는 점인데

벌써 뵙지 못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못 본 사이에 많이 컸겠지만

아무런 소식을 접할 수 없어 그저 상상으로만 그려봅니다.

아무튼 발길을 끊은 분들이 많아진 것은

저의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분들이 느꼈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성당에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저의 생활에만 파묻혀 관심을 쏟는 일에 소홀했습니다.

신앙 때문이 아니라면 관심이라도 기울여야 했었는데

그걸 제대로 살려내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신앙은 강요할 수도 없고 채근할 수도 없는 부분입니다.

신앙은 초대입니다.

와서 보시오.”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삶을 보고 거기에 동의할 수 있을 때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것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있을 때 묻혀있는 보물들을 캐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요즘 한국에서는 개신교가 이래저래 욕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방역지침을 무시한 교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목사님들의 일탈행위가 집중 조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안산 구마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20년 간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또 폭력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각색한 목사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하느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그 목사님을 믿고 있는 신도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정도로 신앙이란 때때로 맹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신념이 잘못된 행동으로 이끌 듯

잘못된 신앙은 잘못된 신앙인을 만들 때도 있습니다.

훌륭하다고 여겼던 분들이 알고 보면 뒤로는 호박씨를 까고 있었던 예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신앙에도 판단의 눈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볼 줄 알고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만

신앙 역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을 제대로 갖추기 전, 단순히 감정의 이끌림에 따라

신앙을 찾으면 잘못된 신앙의 늪으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겉도 속도 잘 채워진 사람이야말로

예수님께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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