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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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6 21:58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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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라는 기준에 따라서,

사람을 흔히 의인죄인으로 단순하게 구분합니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죄인가?’ ‘누가 죄를 규정하는가?’

누가 사람을 의인이나 죄인으로 판단하는가?’라는 물음 앞에서

의인죄인이라는 분명한 것 같은 구분은 때로는 애매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애써 의인과 죄인을 구분하려 합니다.

그러고 나서 의인이라 여겨지는 사람과 어울림으로써

스스로의 의로움을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죄인이라 생각되는 사람은 철저히 배척하고

가급적이면 멀리 함으로써 스스로 죄와 무관함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배척하는 사회적 통념을 거슬러

오히려 죄인들을 부르시고 함께 어울리십니다.

이러한 어울림을 이해하지 못하고 항의하는

스스로 의롭다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은 의인들을 무시하는 말씀도,

죄인들을 무조건 두둔하는 말씀도 결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의인들을 멀리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들이 의로워지기를 바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모퉁이에서 웅크려 있던 죄인들을

세상 한 가운데로 초대하십니다.

스스로 의로워질 수 없는 죄인들을 의롭게 하시려고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죄인은 자신을 숨깁니다.

죄에 따른 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전에 죄인으로서 가지게 되는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자신의 죄를 모른다면 벌에 대한 두려움도 없을 것이고,

당연히 모든 이 앞에서 당당할 것입니다.

죄인은 다른 이들로부터 떨어져 점점 어두운 곳으로 향합니다.

죄인은 수치심을 드러내기보다 외로움의 고통을 감수합니다.

죄인은 벌을 받기 전에 이미 자신을 이렇게 벌합니다.

죄인이 자신에게 가하는 이 벌은 끝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한 사람으로서의 삶은, 다른 누구 탓이 아닌 바로 자신의 탓으로

점점 황폐해집니다.

혼자의 힘으로 이 어두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죄인이기에 오히려 죄의 굴레를 벗어나야 할 사람입니다.

죄인이기에 다시 새롭게 태어나야만 할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현실을 박차고 일어설 힘이 없습니다.

다시 다른 이들에게 다가 설 용기가 없습니다.

부끄러움을 솔직히 고백하며 용서를 청할 힘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제 누군가 아름다운 초대로 그를 안아야 합니다.

신앙인인 우리가 관심 밖으로 내친 사람, 소외된 사람, 억울한 사람,

못난 사람들을 바라보고

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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