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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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21:42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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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소외 중에서 가장 큰 소외는

아마도 음식 때문에 느끼는 소외가 아닐까 싶습니다.

야심한 시간, 고참들끼리만 낄낄대며 라면을 끓여먹을 때,

구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누운 이등병이 느끼는 소외는

아마도 죽음이상의 소외일 것입니다.

라면 특유의 은근한 냄새, “후루룩 후루룩들려오는

라면 넘어가는 소리를 듣고만 있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기분 좋은 말, 가장 귀에 익숙한 정겨운 인사는

밥 먹자!”, “식사하셨습니까?”, “한 잔 할래?”와 같은 인사말일 것입니다.

음식을 함께 나누는 데서 오는 즐거움은 특별한 것입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충만한 행복의 순간은

온 가족이 한 식탁에 둘러앉는 순간이겠지요.

도란도란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저녁을 드는 순간의 기쁨은

참으로 클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굶주리고 지친 백성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시고

당신 식탁에로 초대하십니다.

말씀에 심취해서 끼니도 잊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현실로 돌아왔을 때

하루 내내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시간, 예수님의 측은지심이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이토록 자비 충만한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는 분,

우리의 멸망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는 분이십니다.

먹어도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허기,

아무리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우리의 갈증을 영원히 해결해주실 하느님이

바로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인간의 고통에서 눈을 떼지 않으시는 연민의 하느님,

우리의 결핍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몸과 피로 채워주시는

나눔과 헌신의 하느님이 바로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그런데도 너무 쉽게 대할 수 있어서, 어려움 없이 누릴 수 있어서

느끼는 감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께서는 그런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이 너무 지극하여 당신의 몸과 피까지도 내어주십니다.

그런 사랑을 누릴 수 있는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 ?
    안나 2021.01.09 15:01
    신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여기살면서 제일 문제점, 의식주에서 식이란것이 해결이 안됩니다, 그래서 친구가 "밥 먹자"고 부를때에 가장 행복합니다! 신부님, 모쪼록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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