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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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9 21:03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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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는 모든 것을 덮어 주는 것사랑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스어 원문에서 말하는 모든 것을 덮어 준다.’는 말은

판타 스테게이’(panta stegei)라는 말로,

다른 이의 잘못에 침묵을 지킨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각자의 기준에 따라 서로를 판단하고,

또 완고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심판하려는 경향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아픔을 줄 때도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런 우리의 모습에서

사랑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결점과 허물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퍼뜨리지 않고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이를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사랑으로 덮어 준다는 말이

그 사람이 저지른 잘못을 무작정 눈감아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별없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진실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못하도록

사랑으로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며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곁에 머물며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덮어 주는 사랑이란 이렇게 사랑의 보호 아래,

다른 누군가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허물을 바로잡게 되리라는 신뢰,

하느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그를 변화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리스어 스테게인’(stegein)지붕이나 덮개

떠올리게 하는 단어입니다.

지붕은 집에 들이닥치는 비바람, 그리고 스며드는 습기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줍니다.

사랑은 다른 이에게 보호와 안식을 줄 수 있는 지붕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남편이나 혹은 아내를 바라보며, 또 자녀와 부모님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판단으로 그들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지는 않은지요?

물론 부족함이나 결점도 있을 것입니다.

매일 말썽 피우는 자녀를 바라보면 한숨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부족함만 바라보지 말고,

더 큰 차원에서 상대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기대하기보다,

하느님의 은총이 이슬비처럼 그들에게 젖어 들 수 있도록

기도하며 믿고 기다려 주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또 나 자신의 힘으로 상대방을 변화시키겠다는 욕심도 버려야 합니다.

그가 스스로 부족함을 마주하고 하느님 안에서 변화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도록 곁에서 사랑 가득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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