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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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21:44

시기와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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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은연중에 시기나 질투가 바닥 깊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거룩해서 시기·질투심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을 것처럼 보이는

사제나 수도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어딘가로 피정을 다녀온 교우분들께서

거기서 겪은 체험담들을 신명나게 털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 신부님 강의를 들었는데 완전 감동이었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제 삶이 완전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인물도 얼마나 좋던지?

거기다 겸손의 덕까지. 그런 신부님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같이 박수를 치고 호응을 하면서 함께 기뻐해야 마땅한데,

즉시 해드리고 싶은 조언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곁에 있는 신부가 낫습니다.’

그 유명한 이스라엘의 초대 임금이었던 사울도 그랬습니다.

사실 사울은 기름 부어 세운 왕이었습니다.

왕을 뽑는데 아무나 왕으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사울은 탁월한 인품, 너그러운 마음의 소유자였으며,

만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툭튀다윗이 등장합니다.

체구도 왜소했고 가방끈은 아예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루 온종일 산과 들로 다니면서 양을 몰던 목동이었습니다.

그런 다윗이 보기만 봐도 겁에 질리는

어마무시한 골리앗 장군과의 일대일 싸움에서 이깁니다.

그 싸움으로 인해 풍전등화 신세였던 이스라엘의 군사들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개선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다윗과 함께 군대가 돌아오자,

이스라엘 모든 성읍에서 여인들이 나와 손북을 치고 환성을 올리며,

악기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춥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여인들이 흥겹게 부르는 노래가사 한 구절이

사울왕의 폐부 깊은 곳을 찔러버렸습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사울은 그 한 구절에 몹시 화가 나고 속이 상했습니다.

순식간에 기분이 잡쳤으며 시기와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렸습니다.

갑자기 제대로 빡친 것입니다.

태평양 바다보다 더 넓고 인자하던 사울의 마음은

송곳 하나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좁아지고 말았습니다.

수시로 솟아오르는 시기나 질투는

그때그때, 틈나는 대로 강물에 흘려보내야겠습니다.

누가 잘되면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특별히 함께 사제의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에게는

시기와 질투가 아니라 함께 기뻐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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