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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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21:05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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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런저런 정보를 채우고 모으고 쌓기에 분주할 뿐

생각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요.

눈으로 보고 읽는 것은 익숙한데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 것이

현대인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도 거기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휴대폰, 인터넷이 깊은 생각에는 장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성경을 읽는 방법 중에 렉시오 디비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생각(묵상)하고 기도하고 관상하고 실천하고

일련의 단계를 밟습니다.

심사숙고란 말도 있듯이 비단 성경뿐 아니라 모든 독서나 일에 있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깊이 생각하는 일이 아닐까요.

인디언들에게는 말을 타고 달리다가도 잠시 멈춰 영혼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여유가 없다면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요한 가운데 그 정보의 진위를 숙고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자신이 어떤 정보를 얻게 되면 그것을 퍼다 나르는데 열중한 나머지

그 정보의 깊이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은 소위 가짜 뉴스가 힘을 얻게 되고,

그 가짜 뉴스는 사람들을 절망하게 만들거나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할 대상,

다시 말해서 내 뇌리에 남아 있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기억은 바로 그 무언가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억은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입니다.

그러니 생각하는 것 역시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기억을 쌓고, 좋은 정보를 모으는 일이 우선입니다.

물론 그것들도 생각이라는 통로를 거쳐야 하지만

아무튼 좋은 기억을 담아두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사실 기억이란 과거보다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기억은 미래를 지향하고 있고, 과거를 보존하는 능력이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폴 발레리는 기억은 과거의 미래다.’로 기억을 정의합니다.

좋은 기억을 하고 그것을 다시 좋은 생각으로 이끌어줄 때

기억은 정말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너무 느슨하게 살지 않고 생각을 좀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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