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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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6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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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가끔씩 후회할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지 말걸.’ ‘그러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괴로워합니다.

나는 왜 자꾸 그럴까.’ 하며 어떤 때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기도 합니다.

사실 자신의 잘못과 죄를 뉘우치고 아파하는 것은

영적인 성장에 있어서는 유익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해롭습니다.

그때부터는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 자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후회 때문에 전전긍긍해 하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환멸만 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거기에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가 찾아올 수 없게 됩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 있을 뿐입니다.

재난을 겪으며 성찰하고 반성하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뉘우치고 인정하고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설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그걸 하느님의 징벌로 여기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건 벌이 아니라 잘못의 결과입니다.

순리대로 살지 않고 진리를 따르지 않으면 그렇게 됩니다.

후회는 이롭지만, 너무 괴로워하는 건 해롭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의심하는 이에게는

희망이 찾아갈 틈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그 어떤 생각이나 말도 하지 말아야 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잘못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건 죽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외아들까지 내어주실 정도로 사랑하십니다.

그런 분이니 뉘우치고 청하면 언제나 용서하십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용서하십니다.

후회하며 괴로워하는 이에게 다가가 당신께서 용서했다고

직접 말씀해주고 싶어서 당신께서 더 괴로우실 분이십니다.

이게 사실이고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걸 악용하면 어쩔 거냐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고 제멋대로 살아도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거나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

혹은 은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은혜를 입은 사람은 그 앞에서 언제나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아직 부족하거나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믿음을 굳건하게 가지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아무튼 후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기도 하지만

그 앞에서 쩔쩔 매게 만드는 족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그 족쇄를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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