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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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5 20:00

황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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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혼의 길 ***

 

한해가 저물어 가면 나무들은 잎들과 슬픈 이별로 온몸을 떨고

단풍잎들은 스쳐간 계절의 만남을 정든 나무와 이야기 나누다가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놀라 댕그랑 떨어져 누운 낙엽으로

땅에서 뒹굴고 돌에 부딪히다 가시밭길에서 상처투성이가 되어

벌거벗은 몸으로 오가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면서 살려달라는데

하늘엔 기러기 떼들이 울며 높이 나르고 날라 어디로 떠나가나

주름진 얼굴에 파뿌리 머리로 정신은 왔다갔다 눈은 가물가물

좋은 세월 어디가고 황혼의 길목에서 이리 방황하고 있는 건가

나그네의 인생은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흘러가버리는 건가

사람의 운명도 물거품처럼 왔다가 파도처럼 부셔져버리는 건가

수많은 나날들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인생끝자락에 와 있는데

살아온 인생의 희로애락을 소중히 기억하고 하나씩 새겨가면서

늙고 병들은 몸과 마음으로 살기가 힘들어지고 고통스럽겠지만

단풍잎처럼 예쁜 옷 갈아입고 얼굴엔 기쁨과 가슴엔 행복 담아

색동비단신신고 향기로운 꽃길 따라 새들의 노랫소리 맞춰가며

세상구경 다하고 자연사랑 가족사랑 이웃사랑을 나누어가다가

허무한 인생의 내리막길을 걸어가며 옛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둔 기쁘고 슬펐던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놓고 이젠 하느님 자비와 축복의 보따리로 건강만 챙겨서

아름답고 풍요로운 인생여정이 무르익는 황혼의 길목을 찾아

너랑 나랑 꽃가마타고 가다가 어느 날에 천상의 길이 보이면

날개옷 갈아입고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야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인생길에 무슨 선물로 기쁘게 해드릴까?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하느님께서 마련하여 베풀어주시고

인생과 건강을 축복하시며 사랑과 평화의 은총가득주시어서

우리에게 성령의 세례로 하늘나라의 상속권까지 나눠주시며

황혼의 길을 방황할 때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하실

하느님아버지,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길이길이 받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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