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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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19:09

기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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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때 우리가 자주 빠지게 되는 오류가 있습니다.

만사가 잘 풀릴 때는 다들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러나 큰 절벽 앞에 설 때, 감당하기 힘든 십자가가 다가올 때

기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원망과 불평불만, 좌절과 실의만이 우리에게 남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기도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적이며 쌍방적인 것인데

많은 경우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듣는 데는 관심이 없고

무조건 하느님을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도하는데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기다림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도는 자판기가 절대로 아닙니다.

기도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을 기대하는 것처럼 위험스런 일은 없습니다.

기도에 대한 응답은 때로 아주 천천히 아주 조금씩,

때로 한평생에 걸쳐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도 앞에

하느님께서는 자주 인간의 사고방식, 논리, 상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응답하기도 하십니다.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청할 때마다

우리는 청하는 바의 내용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청하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하나하나 다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들어주시지만 어떤 것은 절대로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우리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에 대한 식별 작업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올리는 기도의 내용, 기도의 질,

기도의 순수성이 진정 그분 마음에 드시는 것들인지 아닌지

성찰하고 식별해가며 기도를 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순간 나와 우리 공동체를 위해 진정 원하시는 기도는

무엇인가 고민하고 찾아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왕 바치는 기도,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대견해하실 기도가 어떤 기도인지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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