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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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21:32

용서라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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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참 어렵습니다.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용서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잘되지 않습니다.

기도하고 결심하지만 막상 대상자를 마주치면

온몸이 경직되고 마음은 얼어붙습니다.

어색한 표정과 엉뚱한 말로 인사하며 그 시간을 빨리 지나쳐버립니다.

그리곤 후회하고 자책합니다.

다음에도 또 그럽니다.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하면 그 즉시 용서한다고, 괜찮다고, 다 지난 일이라고

멋지게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런 일은 상상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나빠서가 아니라 몰라서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그로 인해 기분 나쁘고 속상했음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의도된 범죄나 우발적인 폭력이 아니라면

우리가 일상에서 받는 용서라는 숙제는

대부분 이해나 인내로 풀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눈 코 입 팔다리를 지니셨다는 뜻이 아니라

그분도 보고 마음을 전하고 행동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십니다.

물론 우리보다 더 많이 사랑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본래 인간의 모습, 하느님이 처음 빚어 만들어

당신 숨을 불어 넣으셨던 바로 그 첫째 인간을 봅니다.

그분은 용서하시고 다 내어주셨습니다.

본래 사람은 그렇게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사랑했었습니다.

거의 매일 폭력과 다툼에 관한 기사를 접합니다.

그게 세상사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런 일이 그것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십니다.

아드님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가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엄마 아빠와 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왜 자녀와 손자 손녀들, 심지어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마음과 기억 속에 있는

본래 그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얼마나 더 바라실까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고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 지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에게는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고 인내할 수 있으며

또 용서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졌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내 안의 그 힘을 불러일으키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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