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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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20:13

지금 여기 머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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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내가 존재해야 합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관계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느님께서 누구이신지에 대해 배우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가장 먼저인데도

그렇게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진정 성화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간성을 수용해야만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행복과 불행의 요인을

다른 사람이 제공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행복과 불행을 내 안에서 체험하도록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현대인은 한순간에 동시다발적 행동을 자주 합니다.

예를 들면 커피를 마시면서 이어셋을 끼고 전화를 받고,

한 손으로는 컴퓨터로 검색하고,

그 사이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틈틈이 훔쳐보며,

머릿속으로는 또 다른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인간의 능력이 이렇듯 위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순간도 제대로 깊이 존재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번잡함 속에서 자신의 자신다움을 위해 작고 고요한 소리로

자신에게 말하는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신학에서 말하는 ‘지금 바로 여기(here and now)’에 머물기는

지금 이 순간의 나의 감정, 생각,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하느님과 함께 현존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주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일을 하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런 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자신이 어떤 배경을 지니고 살아왔는지,

그 배경이 현재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19,19)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각자 맞이하는 ‘현재’는 과거의 투영임이 인지된 사실이고,

그 과거는 여전히 자신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보내고 현재를 지켜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현재 자신에게 일어나는 긴장, 두려움, 슬픔, 분노의 감정,

생각, 열망, 행동의 패턴 등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지켜보고 정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자신을 아는 만큼 이웃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합니다.

  • ?
    안나 2020.07.02 09:44
    신부님, 가슴이 뜨끔합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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