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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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저녁 9시 주교좌성당에서

독일 공동체, 포르투갈 공동체, 크로아티아 공동체,

그리고 저희 공동체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 현시와 더불어 성체 거동 행렬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는 이날이 공휴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대개 10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 거동 행렬을 합니다.

그라츠는 그래도 도시이기 때문에

보통 주교좌성당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성당에서

거의 동시에 미사를 봉헌하고

각 성당마다 정해진 길에 따라 성체 거동 행렬을 하게 되는데

마지막에는 시청 앞 광장에 모이게 됩니다.

그렇게 시청 앞은 신자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거기서 마지막 성체 강복을 받게 되지요.

아무튼 주교좌성당에서 나와 거의 한 시간 30분 정도를 걷게 되는데

한국 신학생들은 십자가를 높이 들고 행렬 길잡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한 사람에게만 너무 부담이 가중되면 안 되기 때문에

보통 두 사람이 십자가를 나누어 들곤 합니다.

제가 보좌신부로 있던 성당에서는 그 만큼 오래 걷지는 않았습니다.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꽤나 감동적인 성체 거동 행렬이었습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에서는 국민들 대부분이 신자들이어서

이날만큼은 행렬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경찰들은 경찰들의 제복을 입고,

소방대원들은 소방대원들의 제복을 입는 등 각자의 제복을 입고

미사에 참여하고 행렬의 한 부분을 차지한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수많은 깃발들도 함께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분들은 Himmelträger라는 분들입니다.

일 년에 단 한 번, 성체 거동 행렬에서 성광을 들고 행렬하는

사제의 네 귀퉁이에서 가림막을 들고 가시는 분들입니다.

성광 위의 그 가림막은 그냥 가림막이 아니라

하늘, 즉 천상 예루살렘을 상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 귀퉁이, 즉 동서남북의 방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분들의 제복은 독특했습니다.

일 년에 단 한 번이지만 그분들의 얼굴에는 늘 자부심이 넘쳤습니다.

정말 큰 은혜를 받아서 그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듯,

얼굴들이 참 밝았습니다.

대부분 조금 연세가 있는 분들이 하셨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도

그분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그분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봉사에 대한 큰 기쁨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확실히 성당 일은 봉사하는 분들이 기쁘게 맡으면

그 효과는 배가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 함부르크는 공휴일이 아니어서 저녁에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 거동 행렬은 짧은 편이지만 그래도 참 좋았는데

올해는 그것마저도 할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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