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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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7 20:28

첫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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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불교 총무원장 스님 선출 과정에서 종단세력이 분열되어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해

다들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지리산의 한 암자에 계셨던 스님 한 분이

“오늘의 이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책임”이라면

단식을 시작하셨습니다.

탐욕으로 흐려진 불교계 진리의 거울을 닦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셨던 스님 말씀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옛 스님들은 몸을 부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먹었습니다.

맛으로 먹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든 불자들은 천박한 자본주의 소비문화에서 벗어난

청정한 수행자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시 한 달 가까이 곡기를 끊었던 스님들은 참회와 성찰을 거듭한 끝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염원을 가다듬어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 바람직한 승가로 거듭나가 위해

자아성찰과 자기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 늘 아끼고 지족(知足)하는 수행인의 자세를 잊지 않겠습니다.

세 번째, 이웃의 고통을 나누어 짊어지는 보살의 서원을 세우겠습니다.

네 번째, 비폭력 문화를 고양하고 자비와 연기의 정신을 살려내는 운동을

적극 전개하겠습니다.

어쩌면 불교의 스님들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우리도

귀 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부님들과 수도자들의 삶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겸손하게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지금은 부족하고 허물이 많은 삶을 살고 있어도 털어내려고 노력하면서

하느님과의 첫 사랑에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결국 진리를 위해 살아가는 기초작업입니다.

첫 사랑이 아름답듯이 우리가 지녔던 첫 마음은 참으로 순수하고 고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어려움 앞에 시달리고 지칠 때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첫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단히 첫 마음에로 돌아가는 일, 첫 마음을 회복하는 일,

그런 노력이 정말 필요한 때입니다.

참된 신앙인은 비록 오늘 고통스러워도 기존의 틀을 거듭거듭 털고 일어섭니다.

참된 신앙인은 비록 지난 세월 하느님과 이웃 앞에

크나큰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 자비를 굳게 믿으며

늘 첫 마음에로 돌아가 기쁘게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용기 있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
    김봉애 2020.06.01 19:02
    신부님, 알수없는 무엇인가에 의해서 마음이 흔들릴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저에게 속삭여 줍니다, 그러면 정말이지 마음이 편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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