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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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0 20:19

호강에 겨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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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삼겹살은 구울 때 좋긴 하지만 기름이 너무 많이 튀어서 곤란합니다.

오랜만에 저녁에 혼자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프라이팬에 굽는 삼겹살은 구워질 때의 그 느낌과 냄새가 좋지만

거기서 잔뜩 파생되는 기름은 정말 처지곤란입니다.

기름이 튀었는지 손가락에 작은 화상도 입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삼겹살을 구운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조신부님이 계실 때는 먹는 것만 하면 되었는데

제가 직접 구우려고 하니 이건 뭐 기름과의 사투입니다.

삼겹살이든 양념 돼지든 준비해 주시는 분들의 배려는 감사하지만

저 혼자 있을 때는 가능하면 준비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가끔씩 계란 볶음밥을 해서 먹는 일마저도 버거워하는 터라

웬만하면 집에서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려고 합니다.

신자분들 때문에 호강하며 살면서 이런 주문까지 한다는 게

호강에 겨워서 똥 싸는 소리라는 격언처럼 들리긴 하지만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창원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 살 때는

어머니와 함께 복지관 내에 있는 숙소에서 살았습니다.

가끔 어쩌다가 한 번씩 어머니께서 삼겹살을 구워주셨는데

먹기만 잘 먹었지 이렇게 기름 때문에 고생하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확실히 삼겹살은 야외에서 구워먹거나 식당에서 먹는 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먹는 일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독일식 음식이나 유럽식 음식도 곧잘 먹기 때문에

스파게테리아 같이 물만 끓여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가끔 사서 먹곤 합니다.

물론 Spargel 같이 독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판매하고 있는 컵라면의 경우에도 몇 개 사서 먹는 걸 시도해봤는데

그건 그다지 추천할만한 건 아니더군요.

아무튼 저는 요리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있는 걸 챙겨먹는 편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음식에도 품격이 있고 격식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는 한국음식보다는

오스트리아식 음식에 적응해서 잘 살았는데

제가 스프를 먹을 때마다 소리를 낸다고 구박을 하던

오스트리아 신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도 지금은 사제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 친구만 유난히

저에게 식사할 때의 격식에 대해서 한 마디를 하던 친구였습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 친구의 경우에는

귀족문화에 대한 향수 비슷한 걸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격식을 유난히 따졌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친구가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잠시 궁금해졌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하느라

작은 상처까지 입은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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