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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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0 19:42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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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부님을 예수 성심 성당으로 보내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주일미사는 오전에 이미 봉헌을 했기 때문에 그 시간에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조신부님이 3월 2일에 함부르크로 왔으니 이제 두 달 정도 지난 셈입니다.

조신부님이 있는 동안 제가 잘해 준 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았습니다.

매일 무언가를 혼자서 챙겨먹다가 차려진 밥을 먹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그래서 조신부님 혼자 주일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보냈습니다.

조신부님과 제가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일미사가 허락된 첫날인데

제대에 두 명의 신부가 있는 모습은

함부르크 대교구에서도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제가 신자분들을 만나는 건 다음 주를 기약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선포하시는 내용입니다.

길이며 진리이고 생명이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바이러스라는 위협 앞에서는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이런 장애 역시 어쩌면 사람들 스스로가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길이시라는 걸 고백하면서도

우리는 가능하면 그 길을 벗어나려고 했던 것은 아닐는지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주변을 자꾸만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그렇게 살지는 않았는지요.

예수님께로 향하는 그 길은 좁고 험해서

넓은 길의 유혹에 자꾸만 이끌리지는 않았는지요.

걸어가라고 있는 그 길에서 멈추길 반복하고

편한 것만 찾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요.

혹시 길이 있다는 것만 인지할 뿐

가시덤불만 무성하게 만든 그 길은 아니었는지요.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길이라고 하신 이유는 우리를 초대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초대를 외면하길 반복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좀 더 고개를 들어 길이 향하는 방향을 응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내디딜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길을 따라 갈 수 있습니다.

굳이 없는 길을 만들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예수님께서 길과 진리와 생명을

같은 선상에 두셨다는 것입니다.

그 길을 걸어야 하는 건 진리이고,

그런 진리를 따를 때 생명 또한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가끔씩 진리를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의 손해가 예상되더라도 진리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내 삶을 살아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이런 묵상을 잠시 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늘, 미사는 함께 봉헌하지 않았지만

저 역시 신자분들과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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