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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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8 19:59

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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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어버이날입니다.

독일에서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날이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얼마 전 기사에서 엄마를 때리는 아들이 구속되었는데

어머니는 한결같이 아들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그래서 구속당하지 않도록 그렇게 말했겠지만,

그렇더라도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아들을 무조건 감싸는 것도

제대로 된 사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된다는 걸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볼 때나 간접 경험을 통해서 볼 때

그건 사제가 사제로 사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사제가 사제로 사는 건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일이지만

부모님이 된다는 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관계적 차원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자녀교육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사랑을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사랑이 아니라 구속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녀는 부모님의 사랑이 자신을 옭아매는 족쇄라고 여길 수도 있고,

어떤 자녀는 너무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하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자녀의 성향에 따라, 또 부모님의 성향에 따라

사랑의 모습은 다 다르게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따진다 하더라도

부모님으로부터 은혜를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존재 자체가 이미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자녀들은 부모님의 그 마음을 몰라줄 때가 있습니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 중 하나가

“아빠 엄마가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어.”라는 대사입니다.

그야말로 부모님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

이런 말도 거리낌없이 하는 자녀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어버이날을 통해

어버이 은혜에 감사를 드리는 건 좋은 일입니다.

평소에 자녀들로부터 아낌없는 애정공세를 받는 부모님이라면

어버이날이란 게 크게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날만큼은 달라진 자녀의 모습을 보고 기뻐할

부모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결국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어머니가 저에게 연락을 하시더군요.

확실히 저는 효성스러운 아들은 아닌 가 봅니다.

누군가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 없이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할 일도 많고 감사를 표현해야 할 사람도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사하는 일이 어색한 것은

아직도 저의 수양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성당의 어르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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