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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7 19:18

선종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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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시기에 선종하시는 분들은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때라면 장례미사를 위로가 될 만큼 성대하게 거행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말입니다.

마산교구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 신부님의 선종소식을 접했습니다.

안동교구에서 활동하신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신부님이신

허진섭(루도비코) 신부님이십니다.

92세에 고국인 프랑스로 되돌아와 선종하셨으니

복된 선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안동교구에서 발송한 안내문에서 조금은 우울해졌습니다.

“예년 같으면 교구 사제단이 함께 모여 위령 미사를 드리겠습니다만,

이번은 코로나 19 상황으로

개인미사에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

그분이 프랑스로 되돌아갔어도

평소라면 함께 모여 연도도 바치고 기도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장례미사만 봉헌하고,

장례미사 역시도 신부님들이 함께 모여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해주기를 안내하는 그 안내문에서

약간은 서글프다는 걸 느꼈습니다.

1985년도에 프랑스로 귀국하셨으니 벌써 오래 전 일이지만

안동교구에서는 기억하고 신부님을 위해 기도한다는 건 의미 깊은 일입니다.

프랑스로 되돌아가셨지만 어쩌면 한국에 계실 때 열정적으로 사목하시고

사제로서 모범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안동교구가 기억하는 것이겠지만

하필이면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이때 선종하셔서

제대로 된 예의를 지키지 못하게 된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며칠 전에는 인천교구 김병상(필립보) 몬시뇰님의 선종 소식도 접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필립보 몬시뇰님은 인천교구 소속이지만

사회정의를 위해서 무척이나 노력하셨던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대구대교구의 젊은 신부님의 선종 소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때가 때이다 보니

아무래도 장례미사는 간소화해서 봉헌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에서의 여정을 마치게 되는 그날에

신자분들과 마지막 작별인사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장례미사들은

아쉬움을 자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여정이 언제가 될지 우리는 알 수 없는 까닭에

그저 그분들을 위해 생각날 때마다 기도하는 일이 전부이겠지요.

아무튼 오늘 허루도비코 신부님의 선종 소식을 접하면서

괜시리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종하신 분들은 나름대로 삶의 역사가 있고 수많은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만의 독특한 삶의 철학도 있었을 것이고,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지혜로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삶이란 그런 것들을 찾아 나서고 발견하고

그리고 내면에 갈무리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종하신 신부님들을 내일 미사 때 꼭 기억하리라 다짐하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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