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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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6 18:30

4월의 마지막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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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삶이라는 게 늘 반복되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이번 4월은 뭘 한 것도 없는데 시간만 죽이면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매일 흔적을 남기는 일만큼은 빼먹지 않았지만

그 외에는 매일이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었습니다.

한국드라마도 몇 편 마스터했고,

예전에 비해서 TV 시청의 시간이 훨씬 많았다는 게

달라졌다면 달라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혼자서 드리는 평일미사를 아침에 봉헌함으로써

하루가 좀 더 길어졌다는 장점도 있지만

마치 무한반복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삶의 변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저의 일상 역시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집안에서 지냈던 시간이 많았던 까닭에 딱히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 긴장, 염려의 시간이 좀 더 많았던 건 사실입니다.

4월은 사순시기에서 부활시기로 넘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는데

그 사실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바이러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내일부터는 공중교통이나 마트를 이용하게 될 경우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제는 완전히 일상이 된 일인데

여기서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입니다.

어머니도 한때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노심초사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스크를 이용해 오직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힘들어 하는데 정작 그것을 중간에서 가로챈 몇몇 사람은

오직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점점 더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되고,

곳곳에서 음모론이나 펼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이번 4월의 특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중간에 국회의원 선거라는 중차대한 일도 있었는데

그게 끝난 이후에도 조작을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분위기가 여전히 뒤숭숭한 걸 보면 정말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지침을 따르지 않아 고발당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았습니다.

그리고 의료현장에서 헌신적으로 희생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들 때문에

세상은 버텨내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