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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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 19:35

성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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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성금요일 전례는 미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사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굳이 말하자면 미사가 아니라 전례라고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말씀의 전례만 거행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십자가 경배와 영성체가 붙어서 성금요일 전례가 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오후 3시에 전례를 봉헌하지만

한국에서는 직장에 다녀야 하는 분들을 배려해서 저녁에 봉헌하기도 합니다.

오후 3시에 조신부님과 저는 성금요일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서

만남성당으로 갔습니다.

전례 안에 십자가 경배가 있지만

이번에는 이 부분을 생략하고 전례를 거행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예수 성심 성당에서 성금요일 전례를 봉헌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에는 Johannespassion을 노래로 했다가

제가 조금은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신자분들 없이 거행하는 전례 역시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미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성지주일에는 가해 나해 다해를 기준으로

마르코, 마태오, 루카복음의 수난사를 선포하게 되지만

성금요일에는 늘 요한복음 수난사를 선포하게 됩니다.

해마다 선포되는 복음이지만

그때그때마다 다른 부분을 특별히 묵상하게 됩니다.

어떤 때는 빌라도가 말했던 “내가 한 번 썼으면 그만이오.” 부분을

묵상하게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목마르다.”를, 어떤 때는 “다 이루어졌다.”를

묵상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맡기는 부분을 묵상할 때도 있고,

때로는 아리마태아 출신의 요셉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묵상할 때도 있습니다.

올해에는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라는 말씀이 뇌리에 남았습니다.

지금의 바이러스 사태와 연결되어

어쩌면 우리 사람들이 자연을 향해 칼을 함부로 휘두른 결과가

이렇게 혹독한 상황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칼은 칼집에 꽂아야 합니다.

더 이상 폭력과 무력이 아니라 함께 공생하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칼집 안에서 칼이 무디어져 갈 때,

평화와 공존의 아름다움이 도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탓인지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아무튼 성금요일은 이렇게 지나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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