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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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7 20:10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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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큰 사랑을 주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의 용서라는 충만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건 우리가 자격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주시는 큰 선물로 우리의 실패와 좌절을 모두 용서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선물을 기억한다면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자매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현대의 대표적인 영적 스승인 칠층산의 저자인 토마스 머튼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형제자매는 될 수 있으나

관리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도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소유이지 나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곧 그들의 관리자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관리자의 모습으로 이웃에게 다가선다면,

사랑이 아닌 똑같이 관리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겠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 없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잘못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이웃에게 사랑으로 다가서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기쁨 안에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용서라는 말 대신 사랑이라는 말을 좀 더 사용하면

굳이 용서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용서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닐까요?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지는 못하고 있더라도

하느님의 사랑만큼은 바이러스보다

훨씬 사랑스럽고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먼저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용서를 먼저 떠올린다면 그 용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밤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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