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변화

by 박철현 posted Feb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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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릴 듯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가 싶더니

가끔은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전에 잠시 마트에 다녀오는데

‘가는 도중에 비가 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할 정도로 흐려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정말로 가는 도중에 빗방울이 간혹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을 봤을 때는 도무지 맑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도 우산 없이 길을 나섰습니다.

원래 우산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데다

웬만한 비는 맞고 다녀도 괜찮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나왔을 때는 하늘이 점차 개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비는 맞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흐려지기 시작하더군요.

확실히 함부르크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한마디로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 역시 시시각각으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그 증상이 심해지면 정동장애가 됩니다.

예전에는 조울증이라는 말이 정동장애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정신분열증이라는 말도 조현병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말이 바뀐 건

언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조울증, 정신분열증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람의 감정도 변화가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집안에 있을 때도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저도 모르게 불현 듯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속으로

‘나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인데 왜 내가 흥분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금방 그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건 확실히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명경지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맑은 거울과 고여 있는 잔잔한 물이라는 뜻으로

고요하고 맑은 마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어쩌면 그런 마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

삶의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건

정말 쉽지 않는 일입니다.

저 역시도 한때는 굉장히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가끔씩 드러날 때도 있지만

지금은 그래도 요즘에는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그 결과가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감정의 변화만큼은 가능한 한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