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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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13:37

저녁 먹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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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레지오를 마치고 나서 함께 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딤섬하우스’로 가기로 했습니다.

식당에 들어갔더니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빈자리가 있을까 싶었는데

마침 방금 전에 손님들이 나간 둥그런 식탁 하나가 있었습니다.

7명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네모난 식탁보다는 둥근 식탁이 낫습니다.

그런데 방금 손님들이 나간 탓에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빨리 치워주겠지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둘러보니 서빙을 하시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았습니다.

내친걸음이니 정리되지 않은 그 식탁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많은데 홀에서 서빙을 하시는 분들은 세 분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기다린 후에야 정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리를 하는 와중에도 다른 식탁에서 주문을 하는 손님들 때문에

중간중간 끊기곤 했습니다.

이렇게 손님이 많은 날에는 서빙하는 사람들도 좀 더 많아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나 봅니다.

아무튼 식탁이 정리되는 시간만 해도 꽤나 걸렸습니다.

그런 다음, 주문을 하고 또 다시 기다렸습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다림이 오래 된 터라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을 먹는 일에만 집중한 듯 싶습니다.

그러고 나니 서로 대화도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확실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는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지만

여기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외국에 산다는 건 한국의 명절과는 거리가 멀게 산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한인회에서는 노래자랑대회를 하고,

설을 맞이해서 행사를 가지는 한인 단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는 이곳의 휴일과 관계있는 일이 아니니

이곳 달력에 맞추어 살아야 합니다.

성당에서 나누어준 달력은 한국의 휴일에 따라 정리되어 있으니

솔직히 이곳의 휴일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섞여서 살아가지만 완전히 동화되지는 않은 그런 게

외국에서의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사람도 아니고 독일 사람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

그런 존재가 된다는 건 외국에서 살게 될 때

당연히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편한 일이 점점 더 가중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좀 더 체험적으로 깨닫게 되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자분들에게는 언젠가는 돌아가야할 천국이라는

마지막 귀향길이 있으니 모두 나그네들인 셈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저녁 먹는 일이 조금은 힘든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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