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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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21:24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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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주일이었고, 내일은 성탄 전야를 준비해야 하니

오늘은 그 사이에서 짧으나마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

하루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많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마음만 바빠지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전에 잠시 스티커를 사기 위해 문구점에 들렀고,

점심때는 약속이 있어 거기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 3시에 다음 주 찬양미사 반주 연습을 하러 온다고 해서

서둘러 집에 오기는 했는데 조금 늦었습니다.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방에 들어와서 제가 해야 할 일을 조금 했더니

금방 저녁이 되었습니다.

어제 동지가 지났으니 밤의 길이는 점점 더 짧아지겠지만

아시다시피 오후 4시만 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4시인지 6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아무튼 몸을 조금만 움직였는데도

시간이라는 녀석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녀석인가 봅니다.

그래도 너무 느슨한 것보다는 이게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전에 외국인 레지오 팀 단장님께서 오셨는데

갑자기 열쇠가 맞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저도 그 열쇠를 가지고 열어보려고 했더니 열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습니다.

아무튼 열쇠를 저에게 맡겨놓고 가셨는데

저녁에 레지오 하러 오실 때는 문을 열어주어야 했습니다.

열쇠를 들고 있다가 문득 눈길이 갔는데

왠지 열쇠가 휘어져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려 보았는데

그제야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앞부분이 조금 휘어져서

열쇠 구멍에 제대로 꽂혀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열쇠가 제대로 돌아가서 괜찮은데 여전히 조금 뻑뻑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열쇠라는 녀석도 민감한 모양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약간 휘어졌는데

그것 때문에 열리지 않는 걸 보면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한국에서는 요즘에 열쇠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의 자물쇠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번호 입력의 자물쇠를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번호 입력보다는 열쇠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무겁게 열쇠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에서 좀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여기의 열쇠는 그나마 좀 낫습니다.

제가 보좌신부로 있던 오스트리아 성당은

성당 건물 자체가 오래된 건물이어서 그런지

열쇠의 무게만 해도 꽤나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거기도 대부분 그런 열쇠를 좀 더 선호하는 것 같더군요.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것보다 전통을 좀 더 따르는 생활습관이

반영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다시 열쇠를 만들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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