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by 박철현 posted Dec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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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기는 사람들이 바빠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어떤 모임을 해도 참여하는 분들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모임이든 그 모임에 열정을 가지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모임은 살아 움직이는 모임이 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저 그런 모임이 되고 말지요.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그런 성향이

저에게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적게 와서 어떡하지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늘 “숫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신 분들이 기쁨과 행복을 누리면 그걸로 저는 족합니다.”라는

대답을 즐겨 합니다.

솔직히 그러다 보니

누군가 나오다가 나오지 않으면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생기면 한 사람 한 사람 전화를 하든지 연락을 해서

안부도 묻고 해야 공동체가 좀 더 생동하는 활력을 보일 텐데

저는 그런 일을 하지 못하니 공동체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한 부분은 다른 신자분들이 채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그렇게 열성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모든 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너무 확고하게 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선택이론에 따르면 어떤 행동이든 본인의 선택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타인은 그 선택을 침범하지 못합니다.

물론 조언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일은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 선택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거절하면

어떤 여지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지금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그것을 누리고 즐거워하면 되는 것을.

확실히 사람들에게는 우선순위라는 것이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가장 최우선으로 둡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님들은

지금도 여전히 자녀를 양육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서 성당과 신앙은 몇 번째 순위에 놓여 있을까요?

선택이 올바르든 올바르지 않든 일단 선택을 했다면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만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