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나브뤼크에 다녀왔습니다.
고백성사를 주기 위해서 1시간 일찍 출발했습니다.
브레멘 역에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함부르크에서 출발해서 15시 23분 브레멘에 도착하는 RE4번 기차가
어떤 이유로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평소 오스나브뤼크로 갈 때는 항상 그 기차를 타야만
브레멘에서 갈아탄 다음 오스나브뤼크 지방공동체 미사에
제 때 도착할 수 있는데 그 기차가 오늘 운행하지 않는다니
고백성사 때문에 한 시간에 출발한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독일 기차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브레멘에서 오스나브뤼크로 가는 열차도 15분 정도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늦게 출발했습니다.
아무튼 고백성사가 없었다면
또 다시 기차역에서 발을 동동 굴렀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하느님께서 보우하신 모양입니다.
밤늦게 되돌아올 때는 정상적인 운행에 따라 열차가 다녔지만
브레멘 역에서 다른 쪽 플랫폼의 안내판에는
ICE 기차 하나가 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는데
함부르크로 가실 분들은
제가 타야 하는 바로 그 기차를 타라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어디서부터 오는 기차였는지는 모르겠지만
KTX를 예약했는데 갑자기 통일호를 타라는 것이니
정말 독일 철도는 한심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스나브뤼크에서는 공동체의 가족들에게 고백성사를 주고,
함께 미사를 봉헌한 다음,
공동체 식사를 하고 성탄을 미리 축하하는 작은 잔치의 자리를 가졌습니다.
제가 사회를 보고 가족들이 준비한 장기자랑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를 드린 것 같지만
오스나브뤼크 공동체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독일 청년 한 명이 꾸준히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청년이 ‘볼 빨간 사춘기’ 가수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노래인데 그 청년은 제법 잘 부르더군요.
모두들 나름대로 준비를 잘 해주었지만
그 청년의 노래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학생들의 피아노 연주, 아이의 바이올린 연주,
그리고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그 자리가
성탄의 기쁨을 한 자락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22시 28분 기차를 타야 했고,
덕분에 함부르크에는 1시 44분에 도착을 했지만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 안에서 뭉클한 감동이 오는 내내 동행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