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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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9 20:59

건강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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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10월은 노래 안에서도 사랑 받는 달입니다.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도 그렇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도 그렇습니다.

계절을 주제로 한 노래는 많은 편이지만

직접 어느 달의 어느 날이라는 가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걸 보면

잘 알려진 대중가요 속에

10월의 어느 날을 지칭하는 가사가 들어있다는 건

그 만큼 10월은 한국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달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을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고,

그 가을의 중심에 있는 10월은 그래서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달입니다.

그런데 그건 한국에서의 이야기이고,

여기 함부르크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일보다

오히려 흐리고 우중충한 구름으로 덮여 있는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더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맑음을 떠올릴 수 있는 한국에 비해

여기 함부르크는 흐림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거기다 10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오늘은

아침 기온이 마치 겨울을 연상하게끔 만듭니다.

확실히 변화무쌍한 날씨입니다.

이제 웅크림의 계절이 점점 다가오나 봅니다.

저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지만

매일 출근하거나 등교를 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지장을 주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을 잘 챙겨야 합니다.

아무래도 몸은 변화를 따라가는데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 따로, 몸 따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에

‘건강 챙기기’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가끔 카카오톡을 하시면서 제일 끝에 하시는 말씀은

“제발, 건강 좀 챙기면서 살아라.”는 말씀입니다.

그 말씀을 따르기가 그런데 정말 어렵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교구 신부님 한 분이 선종하셨습니다.

저의 출신본당에도 주임신부님으로 계셨기 때문에

제가 한국에 있었다면 아들신부님과 함께 상주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저는 그럴 수 없어서

다른 신부님들처럼 위령미사 3대만 봉헌하고

기도 중에 기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가고

신학교 1학년 때부터 본당신부님을 하셨던 분입니다.

당시에 그 신부님께서는 굉장히 유명한 신부님이셨습니다.

수출자유지역이라는 마산의 열악한 공장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셨던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당은 수배를 당한 노동자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성당을 감시하는 눈길도 끊이지 않는 그런 때였습니다.

아무튼 신부님께서는 정말 큰 열정으로

사목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도 열심히 하셨습니다.

그 신부님으로부터 배운 것도 참 많았는데

병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은퇴를 하신 다음 10년 정도 요양을 하시다가

이번에 선종하신 것입니다.

건강하셨다면 더 많은 일을 하셨을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건강하다는 건 축복받은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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