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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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 19:12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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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여러 모로 사람들이 바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성당에 나오시는 분들의 숫자도 조금은 준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학생들에게는 새 학기가 시작이 되었고,

계절적으로 가을은 여러 모임이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또 비수기를 피해서 한국에 가시는 분들도 있으니

성당에 오시는 분들의 숫자가

들쭉날쭉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신자분들에게 가능하면 잔소리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늘 다짐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주일마다 2시 20분부터 묵주기도를 바칠 때도 늘 나오시는 분들만 나오고,

미사 때 늦으시는 분들은 매번 늦으시는 것을 볼 때도

가능하면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이야기를 한다고 그건 잔소리로밖에 들리지 않고,

쉽게 먹혀들지도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한다는 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말 한 마디 때문에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기도 하며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저 지켜보고 바라보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바쁘고 분주한 때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는 너무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으니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좀 더 바쁘게 살 수도 있지만 저는 그다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번 평일미사, 그리고 각 단체를 위한 훈화 준비,

이런 일들만 제 때 제 때 준비할 수 있다면

나머지 시간은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저의 형편입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자꾸만 게을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바쁜 것보다는 이렇게 여유로운 삶이 저에게는 더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오히려 바쁘게 생활할 때 기도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유가 넘치면 기도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실제의 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유가 많다 보니 자꾸만 기도하는 일은 뒤로 미뤄지고,

반복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납니다.

이런 생활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보를 얻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의 활용도

때로는 아쉽습니다.

그래서 여유롭다는 게

때로는 느슨한 삶을 만드는데 지름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바쁘지 않은 것이 좋기도 하지만 자꾸만 후회가 남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바쁜 삶과 여유로운 삶, 중도의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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