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철현 posted Oct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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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나브뤼크 공동체를 다녀오면 새벽 1시가 넘어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기차가 함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0시 47분이지만

5분까지는 늦어지는 경우가 있고,

거기서 천천히 걷다 보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1시를 넘길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도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는 걸음이지만

그렇지 않고 친구들과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시간이 되면 술을 과음하고 괜히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을지 몰라

저도 조금은 긴장하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분을 만나진 못했지만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긴장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중앙역에는 자리를 깔고 자고 있는 사람들도 간혹 있고,

새벽기차를 타야 하는 건지

마냥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로 분주한 낮시간에 비해서

현저하게 줄어든 사람들의 숫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이 늦은 시간의 중앙역과 길거리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지만

간혹 이때까지도 문을 열어놓은 가게도 있습니다.

특히 중앙역에서 조각 피자를 팔고 있는 그 가게는

그 시간에도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도 음식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튼 한밤중의 그 시간에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창원에서도 창원 상남동이라는 유명한 동네가 있습니다.

마산 지역에도 상남동이 있는데

창원 상남동은 그야말로 밤이 되어야 생기가 도는 동네입니다.

거기서는 새벽이 되어도 사람들이 넘쳐 납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저도 창원에 있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할 때

한 번씩 거기를 가게 되면

대부분은 자정을 넘겨서야 집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도 함부르크에서는

상트 파울리 지역이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거리가 되겠지요.

생각해 보면 그 시간에 기차 안에서도 사람들이 적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Buchholz라는 곳에 도착하면

젊은 친구들이 많이 탔던 것 같습니다.

토요일이기 때문에

아마도 거기서 함부르크의 밤문화를 누리기 위해서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습니다.

확실히 Buchholz로 놀러 갔던 함부르크 젊은이들이

그 시간에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에게는

대도시의 밤문화에 대한 묘한 향수 같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체험을 통해

성인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함부르크의 한밤중은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