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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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19:54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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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기신부님을 한국으로 떠나보내고 모처럼 하루 종일 쉬었습니다.

그 동안 깨닫지는 못했지만

피곤이 온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었나 봅니다.

하루 만에 쌓여 있던 피로함을 떨쳐 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해소된 듯합니다.

물론 동기신부님과 함께 한 시간들은 참 좋았습니다.

그래도 평소에 운동조차 하지 않고 살다가 여기저기를 다니게 되니

조금은 피곤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한국으로 귀국한 동기신부님은 또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지요.

저 역시 이곳에서의 삶에 충실해야 하는 것처럼.

잠시 바깥에 나가서 필요한 물품을 사 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방 안에서의 삶에 익숙해져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정리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쫒기면서 살아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바쁘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바쁘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무언가 골치 아프게 하는 것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늘 여유 있는 일상이 계속 되면

거기에 곧 적응을 하게 되어

바빠지면 괜시리 마음까지도 바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좋은 일보다는 오히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는,

너무 바쁘다는 건 오히려 안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 칩거하는 생활만 해왔는데

이번에 바빴던 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하긴 아무리 바빠도 마음의 여유 한웅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안에서 얻는 것도 꽤 될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앉아 있다가 누워 있다가 빈둥거리는 삶은 확실히 생산적인 삶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간들은

재충전을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저로서는 이런 시간들이 조금 많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 시간들 속에서 추억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힘을 얻는다면 그것도 좋겠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함부르크의 날씨입니다.

동기신부님이 있는 동안에는 날씨가 굉장히 좋았는데

동기신부님이 가자마자 날씨가 흐리고 비 오는 날씨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함부르크가 손님 접대는 확실히 하는 것 같은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친절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입니다.

아무튼 갑자기 변화무쌍하게 변한 날씨가

어쩌면 제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 이유를 어느 정도 제공한 것 같기도 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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