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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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5 21:16

주교님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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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에 그라츠교구 주교님께서

한국에서 온 일행들 환영인사를 하기 위해 온다고 하셔서

아침부터 긴장한 상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라츠교구 주교님은 소박하고 생기에 넘치시는 분입니다.

몇 년 전에 한국을 방문한 주교님 일행을 제가 안내를 했고,

작년 그라츠교구 800주년 때도 만나 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개인적인 만남이 아니라

주교님께서 한국에서 온 일행을 영접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조금은 격식을 갖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주교님께서는 불쌍한 저를 배려하셔서 말씀을 하셔도 쉽게 하고,

또 가능한 한 짧은 문장으로 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가끔 어떤 주교님께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씀을 길게 하시는데

그럴 때 통역하는 저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라츠교구 주교님께서는 저를 배려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일행들 중에는 신자가 아닌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가톨릭 사회복지 시설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서

그분이 꼭 신자여야만 한다는 건 아니니까요.

가끔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에서는

믿음까지도 강요받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자신의 종교와 관계없이 주교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조차 주교님의 방문은 영광스러운 일이겠지요.

주교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중책을 맡은 저는

아침부터 약간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역을 할 때는

솔직히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전달하는 과정은 그래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신부가 되면서 선택했던 성경구절이

"Rede, denn dein Diener hört."를 선택해서

오히려 이렇게 주의 깊게 듣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신부님들처럼

"주님, 영광 받으소서!"나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십니다."

이렇게 간단한 걸 선택하면 좋았을 걸,

듣는 일에 더 중점을 둔 성경구절을 선택해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아침식사 전부터 통역을 하고 나니,

하루가 벌써 다 지나간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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