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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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6 21:45

부활 팔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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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일어나서

합창단이 연습을 하러 왔나 보러 갔더니 조용하더군요.

아마도 부활 전까지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하셨기 때문에

오늘은 쉬는 모양입니다.

하긴 부활 팔일 축제 기간이니 그 분위기를 여전히 살려가야겠지요.

사실 저 역시도 부활대축일을 보내고 나니

일 년의 가장 큰 고비는 넘겼다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내쉬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한 일에

몰두하며 그냥 하루하룰 보냈다고 하는 게 맞겠지요.

축제의 가장 좋은 점은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활은 확실히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기쁨의 축제입니다.

그래서 하루만 즐거워 할 것이 아니라

그 기쁨을 이어가라고 부활 팔일 축제를 지내는 것이겠지요.

물론 바로 다음 날부터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쁨이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저는 부활 팔일 축제를 축제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고등학교 시절에는 부활의 가장 큰 클라이맥스는

부활성야가 끝나고 나서 성당에서 All Night 하던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밤새도록 성당에 있었어도

정말 특별한 일을 했다거나 굉장한 밤을 보낸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기타와 더불어 노래한 것이 전부였던 것 같은데

그때는 왜 그리 그게 좋았던지요.

새벽 5시가 되면 시들시들해져서 여기저기서 쪽잠을 청하다가

8시나 9시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

그때부터 다시 잠을 자고

그날 저녁미사 즈음에 다시 성당으로

부활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피곤하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다음 날 학교에 가서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는데도

부활성야 이후에 이어지는 올나이트를 가장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어느 성당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에는 중고등학생들의 경우에는

부활성야 미사에 아예 나오지도 않는 것 같으니까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저는 솔직히 집, 성당, 학교밖에 몰랐던 터라

성당과 관련된 기억 말고는 없습니다.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도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 친구들과는 그다지 깊은 우정을 나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신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연락이 끊어져 버리고 말았지요.

그나마 성당의 친구들과도 신학교 이후로는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저는 어릴 적부터 우정을 나눴던 친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친구는 신부님 몇몇이 전부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정에 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신부로 산다는 건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부활 팔일 축제도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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