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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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6 21:41

마르코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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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축일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함께 공부를 한 후배 중에 최문성(마르코) 신부님이 있습니다.

지금은 이제민 신부님의 뒤를 이어 명례성지 담당으로 있지요.

아마도 전임지였던 대산성당과 관련된 순교자 묘지를 성당으로 옮기고

성당을 명실상부한 성지성당으로 조성한 역할이 컸기 때문에

어쩌면 이번 명례성지 담당으로 가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마르코 축일인데 후배에게 인사 한 마디 전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선배신부님 중에도 마르코 신부님이 계시지만

자주 연락을 하는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큰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래도 최마르코 신부님은

자주 만나기도 하고 연락을 하던 사이였기 때문에

축하한다는 인사 한 마디는 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까맣게 잊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아무튼 최신부님도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온 늦깎이 신학생이었는데 유학까지 나오게 되어

조금 험난한 길을 걸은 신부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조금 늦은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와

신부님이 되신 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신학교에 들어가 신부님이 된 분들보다

좀 더 열심히 사시는 것 같습니다.

저 혼자만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사회를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그 만큼 넓어져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신학교에 들어간 경우이지만

그래도 다른 신학생들이 군대를 3년 다녀오는 동안,

6개월 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거의 2년 6개월 동안

소위 모라토리움(복학준비기간)을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오더리로 6개월, 공장에서 2개월, 본당사무장으로 7개월,

교구청 홍보국에서 3개월을 지냈으니

적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신학생 때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구신학교의 경우에

2학년 때는 일반대학생들과 함께 학과 수업을 듣기도 한다더군요.

너무 보호의 울타리 안에만 있다가

신부님이 된 후에야 세상과 더불어 살게 되면

사실 혼란스러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한국의 신학교에서 신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정말 편하게 잘 지내다가

막상 유학을 나왔을 때,

오스트리아 신학교는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자유로웠습니다.

그 무한한 자유가 오히려 저에게는 힘들었습니다.

스스로 절제하는 법,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미처 다 익히기도 전에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던 까닭에

혼란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 때는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배운 점도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신학교라는 보호의 울타리가 참 좋기는 한데,

너무 보호의 측면만 강하다 보면

개성 없는 존재로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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