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by 박철현 posted Apr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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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바로 오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어떤 분들은 단순한 사고인데 너무 유난을 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묻은 부모님의 시간은

여전히 그때 그 시간으로 멈추어져 있습니다.

사고 이후에 수습하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어이없는 일들이 많았고,

그 이유가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젠 그만 하자.’는 이야기는

무지와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야 하는 일도 있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잊혀지지 않아야 하는 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아이들의 목숨이 허망하게 하늘로 올라가 버렸는데

거기에 대해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어찌 되었건 저 역시 거기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래서 삶을 좀 더 진중하게

살아가야 하는 몫이 남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사 중에는 거기에 대해서 혹시라도 다른 시선이 있을지도 몰라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많은 교구에서는

이 날, 추모미사를 봉헌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신앙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교하기 좋아하는 분들은

천안함과 세월호를 비교하는데

굳이 그렇게 비교를 해야만 속이 시원해지는 걸까요?

사실 많은 부분에서 할 말은 많지만 그건 마음에 묻어두어야겠습니다.

아무튼 4월 16일이라는 숫자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