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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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21:27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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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들은 써놓고 난 뒤,

하루만 지나도 왜 그렇게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어제의 글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글을 올릴까 말까

한참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올렸습니다.

어쩌면 그것조차도

저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멘탈적으로 조금 강한 부분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마도 글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아니, 다른 신부님을 초대하자는데

괜시리 발끈할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제가 조금은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누가 어느 신부님을 좋아하건 말건

그건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신부가 된 것도 아니고,

그냥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면 될 뿐인데,

그냥 친절하게 대답을 드려도 될 일에 대해서

조금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던 것을

지금은 후회합니다.

 

그분 역시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뿐인데

그걸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여기다 늘어놓는 것도

사실은 올바른 자세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아마도 제 마음 속 어딘 가에서는

신자분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그런 욕망이

조금은 꿈틀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잊어버려야겠습니다.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가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사실 삶의 많은 부분들 중,

힘들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잊어버려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약함을 드러내었던 기억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던 기억들,

이런 기억들은

그 순간이 지나면 잊어버려야 하는데

잊지 못하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기억들,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들었던 기억들,

이런 기억들은 오래 간직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 중에

좋은 일은 바위에다 새기고,

나쁜 일은 모래에다 새기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위에 새긴 일은

오래 마음에 남아 훈훈한 느낌을 주지만

모래에 새긴 일은

바람만 불어도 금방 허물어지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가끔은 그런 삶의 연습도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제는 좋은 일만 바라보는

연습을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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