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9.03.13 21:25

누름돌

조회 수 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릴 적 어머니께서

냇가에 나가 누름돌을 한 개씩 주워 오시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누름돌은 반들반들 잘 깎인 돌로

김치가 수북한 독 위에 올려놓으면

그 무게로 숨을 죽여

김치 맛이 나게 해주는 돌입니다.

 

처음엔 그 용도를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어머니를 위해

종종 비슷한 모양의 돌들을 주워다 드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옛 어른들은

누름돌 하나씩은 품고 사셨던 것 같습니다.

 

자신을 누르고,

희생과 사랑으로 그 아픈 시절을

견디어 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요즘 제게 그런 누름돌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쳐 가는 말 한 마디에도 쉽게 상처 받고

주제넘게 욕심 내다 깨어진 감정들을

지그시 눌러주는

그런 돌 하나 품고 싶습니다.

 

이젠 제 나이가 들 만큼 들었는데도

팔딱거리는 성미며

여기저기 나서는 당돌함은

쉽게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그런 못된 성질을

꾹 눌러 놓을 수 있도록

누름돌 하나 잘 닦아 제 가슴에 품어야겠습니다.

 

부모자식 간이나 친구지간에도

그렇게만 된다면

세상도 훨씬 밝아지고

마음 편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 옛날, 정성껏 김장독 어루만지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유난히 그립습니다.

 

 

 

 

- 최원현님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3562 욱신거릴 때 마다 꽃나라2 2018.08.20 1
3561 내 뜨락을 휘감고 꽃나라2 2018.08.21 1
3560 나를 바라보아야하는 꽃나라2 2018.08.25 1
3559 엇갈린 관목가지 꽃나라2 2018.08.21 2
3558 여름 숲길에서 꽃나라2 2018.08.21 2
3557 어린나무 어쩌라고 꽃나라2 2018.08.21 2
3556 푸른 파도에게 꽃나라2 2018.08.21 2
3555 곳곳마다 산사태가 꽃나라2 2018.08.21 2
3554 호수가 보이는 길로 꽃나라2 2018.08.22 2
3553 바람에게도 뾰족 주둥이가 꽃나라2 2018.08.22 2
3552 지나가던 햇살이 꽃나라2 2018.08.23 2
3551 고운 꽃잎보다 꽃나라2 2018.08.23 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