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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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21:45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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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끔씩 하는 이야기 중에는

"독일에서 제일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세관과 철도입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대로 하노버로 가는 지방철도는

그나마 좀 나은 편이었는데

오늘은 기차를 타고 가면서

짜증이 확 밀려 왔습니다.

 

'비넨퓨텔'이라는 곳에 도착하기 전에

기차가 서더니

거의 30분가량 정차해 있었습니다.

 

아마도 선로 공사 중인데

상대편에서 와야 하는 기차가 아직 오지 않아서

기다린다는 요지의 안내방송이

있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공사의 경우에는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습니다.

 

적어도 예측 가능한 일이라면

미리미리 불편을 해소할 만한 방안을

고민해야 될 텐데,

그런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안내하는 사람이 안내만 하면

기차에 탄 사람들은 그 안내방송만 듣고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아무튼 기다려야 한다는 지루함보다

책임성 없는 그 모습 때문에

좀 짜증이 났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비넨퓨텔'역에서는 서지 않고

곧바로 '바트 베벤젠'으로 달렸습니다.

 

'비넨퓨텔'에서 내려야 하는 사람들은

'바트 베벤젠'까지 가서

반대편으로 오는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는

방송을 하더군요.

 

물론 시간이 쫓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겠지만

도대체 독일 기차는 승객의 권리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승객보다는

직원 위주로 모든 일들이 처리되는 것 같아

사실 그것이 불만입니다.

 

물론 직원이 승객보다는 중요하겠지요.

그렇지만 승객의 권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건

미사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시스템 상으로는

거의 완벽을 추구하는 독일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건

사람이 하는 일은

결국 불완전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계획을 잘 짜고, 정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조금의 빈틈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 때문에라도

사람은 사람다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완벽한 사람에게서는

사람의 향기를 맡을 수 없습니다.

조금은 모자라더라도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에게서

사람다운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법이지요.

 

정리를 잘 하고, 계획을 잘 세우는 독일에서

기차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흠을 안고

운행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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