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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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바람이 무심히 지나가면

어느 새 인생도 가을 쓸쓸한 중년의 길목에서

쿵쾅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로

가슴을 울리는 사람 하나 만나면 좋겠다.

 

그리움을 나누는 사람들이

날마다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서듯

나도 글을 써서 누군가의 가슴을 열고

조금씩 조금씩 들어서고 싶다.

 

한 번 쯤은 만나보고도 싶다.

한 번 쯤은 가까이서 그의 숨소리를 듣고 싶고

거칠어진 손이지만 살며시 손 잡아주면

따뜻한 마음이 혈관 속으로 스며들 것도 같다.

 

사랑이 아니어도 좋다.

작은 그리움이라도 되어

오늘이 즐거울 수 있다면 말없이 웃음 지으며

그저 바라만 봐도 좋겠다.

 

거울 앞에 서면

늙어 가는 세월이 씁쓸히 웃고 있지만

마음속의 거울은

가슴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있다.

 

그래서 늘 마음은 겨울 숲을 거닌다.

숲길을 산책하다 풀 속에 숨은 밤알을 줍듯

진주처럼 빛나는 그리움 하나 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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